[피플&피플] 바르셀로나 영사관 재유치 박천욱 카탈루냐 한인회장
출처: http://www.kookje.co.kr/mobile/view.asp?gbn=v&code=2100&key=20190529.22026012727
해외의 한 교민사회가 똘똘 뭉쳐 총영사관 설립 운동에 성공해 화제를 낳고 있다. 해외 각지의 교민이 한국 외교부에 해외공관 설치를 요구하는 일은 흔하지만 실제로 성사시키는 일은 드물다. 스페인 카탈루냐 바르셀로나 총영사관은 1987년 설립됐다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이 끝나자 폐쇄됐다. 하지만 되레 관광객이 늘어 영사 업무의 필요성은 커져만 갔다.
카탈루냐 교민들은 2016년 3월부터 교민, 관광객, 학생, 현지 사업체 관계자 등 1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정부를 움직인 끝에 올해 1월 말 총영사관 재설치에 성공했다. 교민들은 스페인 경제 중심지이자 최대 관광지인 바르셀로나에 연간 한국인 40여만 명이 방문하고 여권 분실 사례가 빈번해 총영사관 설치의 필요성을 끈질기게 제기했다. 카탈루냐 지방 중심지인 바르셀로나에는 총영사관이 없어 한국인 관광객이 여권을 잃어버리면 650㎞ 떨어진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에 가야 했다. 스페인에서 한국 여권 분실은 연간 1000건가량인데 바르셀로나에서 60% 이상 발생한다.
카탈루냐 바르셀로나 총영사관 재설치는 경남 사천 출신의 박천욱 카탈루냐 한인회장이 주도했다. 그는 2016년 서명 운동을 시작해 한국과 스페인을 수차례 오간 끝에 총영사관 재설립을 성공시켰다. 스페인에 머무는 박 회장과 최근 이메일과 전화로 총영사관 재설립 성과에 대해 물었다.
박 회장은 “바르셀로나는 경관이 좋아 관광객이 잠깐 경치에 취한 사이 좀도둑이 가방을 훔치는 일이 많다. 여권을 재발급받으려면 마드리드로 가야 하는데, 여권이 없어 비행기 대신 기차를 탄다. 아침 기차를 못 타면 여권 재발급까지 이틀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총영사관이 재설치된 후 여권 재발급 건수를 봤더니 카탈루냐가 한국 재외공관 가운데 2위였다. 총영사관 재설치가 몇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돼 뿌듯하다”며 “여권 재발급이 쉬워져 여행객은 물론 숙박업, 가이드의 편의가 매우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총영사관은 영사가 상주하며 비자 발급, 여권 재발급을 포함한 각종 증명서 발행, 자국민 보호 업무를 한다. 박 회장은 “총영사관 개설을 청원하는 서명을 받기 위해 식당, 여행사 등 곳곳을 뛰어다녔다. 바르셀로나 중심가인 그라시아 대로변의 총영사관에서 휘날리는 태극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돼 뭉클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1981년부터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다. 사천에서 식당을 경영하다가 1976년 부산으로 와 대연동 삼오정, 서면 천우장에서 요리사로 일했고 천우장 주방장이 스페인으로 가자 그를 따라 바르셀로나로 갔다. 그는 스페인에서 식당 일을 하면서 태권도 도복 및 용품 사업을 주목했다. 한국의 태권도 사범들이 스페인에서 태권도를 알리는 무렵이었다. 박 회장은 1983년 아파트에서 재봉기 넉 대를 들여놓고 태권도 도복을 만들어 팔았다. 태권도 전자호구 및 공인 도복을 생산·판매하는 대도인터내셔널의 시작이었다. 당시 한국과 스페인은 섬유제품 교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스페인산 도복의 품질이 좋지 않았던 점을 박 회장은 유심히 봤다. 현재 대도인터내셔널은 세계 70여 개국에 대리점을 갖고 있고 세계 전자호구의 85%를 점유한다.
스페인 카탈루냐 한인회장이자 세계 최고 태권도 용품업체 대도인터내셔널의 박천욱 대표는 올해 상반기 바르셀로나 총영사관 재설치를 성공시킨 주역이다. 요리사였던 그가 세계적인 태권도 용품 업체로 성장시키고 총영사관 설치를 이끌어낸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사천 사남면 근남골 특유의 ‘헝그리 정신’ ‘도전정신’이었는지 모르겠다. 시골에서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http://www.kookje.co.kr/mobile/view.asp?gbn=v&code=2100&key=20190529.2202601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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